PGA 김주형, 6개월 만에 또 셰플러에 막혀 준우승(종합) 12.09 10:00
셰플러, 퍼팅 그립 바꾸고 히어로 월드 챌린지 압도적 우승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김주형이 또 한 번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의 벽에 막혀 우승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김주형은 9일(한국시간) 바하마의 올버니 골프 코스(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이벤트 대회 히어로 월드 챌린지(총상금 500만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쳤다.
25언더파 263타로 우승한 셰플러에게 6타가 뒤진 김주형은 4라운드 합계 19언더파 269타로 준우승을 차지했다.
타이거 우즈(미국)가 주최하는 히어로 월드 챌린지는 PGA 투어 정규 대회는 아니지만, 세계 정상급 선수 20명이 출전하고 대회 성적에 따라 세계랭킹 포인트가 부여된다.
2022년에 이어 이 대회 두 번째 출전한 김주형은 2022년 공동 10위에 이어 두 번 모두 상위권에 올라 PGA 투어 최정상급 기량을 입증했다.
이 대회에 출전한 20명은 대부분 내년 1월 3일 미국 하와이주에서 열리는 PGA 투어 시즌 개막전 더 센트리에 나설 예정이라서 김주형은 개막전에서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김주형은 14일부터 사흘 동안 미국 플로리다주 티뷰론 골프 클럽에서 치러지는 남녀 혼성 팀 대항 이벤트 대회 그랜트 손턴 인비테이셔널에 지노 티띠꾼(태국)과 팀을 이뤄 내년 시즌 개막을 대비한 마지막 조율에 나선다.
김주형은 이날 최종 라운드를 선두 저스틴 토머스(미국)에게 2타, 셰플러에게 1타 뒤진 3위로 시작해 역전 우승의 기대가 컸다.
10번 홀까지 김주형은 보기 없이 버디 4개를 잡아내 치열한 선두 경쟁을 펼쳤다.
셰플러가 10번 홀까지 5타를 줄이며 선두로 치고 나갔지만, 김주형은 2타차로 추격을 이어간 것이다.
하지만 김주형은 11번 홀(파5) 보기로 삐끗했고 김주형이 13번 홀(파4) 버디로 만회했지만, 셰플러는 13번, 14번 홀(파4) 연속 버디를 때려 간격을 더 벌렸다.
김주형은 16번 홀(파4) 보기로 더는 셰플러를 따라잡을 동력을 잃었다.
셰플러는 16번 홀(파4)에서 카메라 셔터 소리 탓에 티샷을 웨이스트 지역으로 날리는 실수에도 이날 8번째 버디를 잡아내 사실상 우승을 확정했다.
6타 뒤진 채 18번 홀(파4)을 맞은 김주형은 2.5m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토머스를 제치고 단독 2위에 올랐다.
김주형은 지난 6월 PGA 투어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에서 셰플러와 연장전까지 벌여 준우승한 적이 있다.
김주형은 "우승은 못 했지만 올해 마무리를 잘해서 너무 만족스럽다. 준비를 더 잘해서 내년에 더 잘 할 수 있게 하겠다. 많은 것을 얻었다"고 말했다.
"올해 가장 큰 수확은 (새로 고용한 캐디) 폴(테소리)과 많은 소통을 한 것"이라는 김주형은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함께 잘 해결해 나갔다. 이번 대회 때도 1라운드에 잔디 때문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함께 상의해 바로 고쳤다"고 소개했다.
이웃에 살면서 평소에 내기 골프도 자주 치는 셰플러의 우승에 김주형은 "그가 대단한 이유는 그가 항상 더 성장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한다는 것이다. 올해 8번 우승했는데도 조금이라도 더 성장할 수 있는 점을 찾는 노력을 한다. 정말 배울 것이 많다"고 찬사를 보냈다.
김주형은 "(셰플러가) 아빠가 된 이후로 예전만큼 시간을 함께 많이 보내지는 못하지만, 시간이 날 때 나에게 문자를 하면, 바로 같이 놀자고 연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시즌 마스터스를 포함해 8승, 그리고 플레이오프 우승과 올림픽 금메달까지 따는 등 최고의 시즌을 보낸 셰플러는 올해를 마무리하는 이 대회에서 작년에 이어 2연패를 달성했다.
히어로 월드 챌린지에서 2년 연속 우승은 2006년과 2007년 우즈, 그리고 2021년과 2022년에 우승한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에 이어 세 번째다.
셰플러가 올해 따낸 9승 가운데 올림픽과 히어로 월드 챌린지는 PGA 투어 정규 대회는 아니지만 2006년 우즈 이후 18년 만에 1년에 9승을 올린 선수가 됐다.
우즈는 당시 PGA 투어 8승에 히어로 월드 챌린지에서 우승, 9승을 일궜다.
셰플러는 18번 홀(파4)까지 버디를 잡아 이날 보기 없이 9언더파 63타를 몰아쳤다.
그는 "아주 만족스럽다. 오늘 좋은 샷과 퍼팅이 많이 나왔다. 우승으로 이어져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회 때 퍼팅 그립을 바꿔 눈길을 끌었다.
오른손으로 그립을 감아쥐던 종전 방식 대신 오른 손가락을 그립에 얹고 붓질하는 스트로크를 했다.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했던 토머스는 1타를 줄이는 데 그쳐 3위(18언더파 270타)로 대회를 마쳤다.
임성재는 1언더파 71타를 쳐 공동 9위(8언더파 280타)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