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대회' 5위 신지애 "바람에 힘든 경기…이것이 골프" 03.25 10:00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한국 여자 골프의 '전설' 박세리가 주최하는 대회에서 우승 기회를 맞이했으나 마지막 날 타수를 잃으며 살리지 못한 신지애는 강한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아쉬워하며 다음을 기약했다.
신지애는 2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팔로스 버디스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퍼힐스 박세리 챔피언십을 마치고 현지 인터뷰에서 "이번 주 많은 관중이 오셔서 좋은 플레이를 하고자 노력했다"면서 "오늘 경기가 쉽지 않았지만, 팬들과 함께 즐겁게 했다"고 말했다.
이날 대회 마지막 4라운드에서 신지애는 두 타를 잃어 최종합계 7언더파 277타를 기록, 우승자 넬리 코다(미국·9언더파 275타)에게 2타 뒤진 공동 5위에 올랐다.
LPGA 투어에서 통산 25승을 올린 '개척자' 박세리가 호스트로 나선 퍼힐스 박세리 챔피언십은 LPGA 투어에서 처음으로 명칭에 한국 선수 이름이 들어간 대회라 특히 주목받았다.
신지애가 3라운드 공동 선두에 오르며 '세리 키즈'의 우승이 나올지도 관심이 쏠렸는데, 이날 공동 선두를 달리던 12번 홀(파4)에서 더블 보기가 나온 여파를 이겨내지 못하고 톱5에 만족해야 했다.
신지애는 "이 코스는 그린이 무척 작아서 샷에 매우 집중해야 한다. 그래서 내게 우승할 기회가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오늘은 바람이 도와주지 않았다"면서 "바람이 경기를 무척 힘들게 만들었다"고 곱씹었다. 이날 코스엔 종일 강한 바람이 이어졌다.
하지만 신지애는 "이런 것이 골프"라며 "아직 3월이고, 대회가 아직 많이 남아있기에 오늘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경기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털어냈다.
LPGA 투어 11승 등 각종 투어에서 통산 64승을 거둔 신지애는 2014시즌부터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주로 활동해왔으나 올여름 열리는 파리 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삼고 미국을 비롯한 다른 투어에도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번 대회도 박세리에게 요청해 스폰서 초청으로 출전했고, 다음 달 초엔 제주에서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에 나선다.
올림픽 여자골프에선 올림픽 랭킹을 기준으로 국가당 출전권이 2장씩 주어지는데, 세계랭킹 15위 이내 선수들은 단일 국적 4명까지 출전할 수 있다. 신지애는 이 대회 전까지 고진영(6위), 김효주(9위), 양희영(14위)에 이어 한국 선수 중 4번째인 세계랭킹 18위다.
신지애는 "어제 경기 후 많은 메시지를 받았는데, '미국으로 돌아왔냐?'는 질문이 많더라. 사람들이 나를 그리워해 줘서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일본과 아시아에서 뛸 때 삶의 균형을 잡기 훨씬 쉽고, 지금 그렇게 하고 있다"면서 "골프를 좋아하지만, 계속 삶의 균형을 유지하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