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인단 재구성 고심하는 축구협회…신문선 "중앙선관위 위탁" 01.08 14:00
회장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 인용에 '선거 올스톱'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대한축구협회장 선거를 하루 앞둔 7일 법원이 허정무 대한축구협회 회장 후보가 낸 협회장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인용 결정을 내렸다. 허 후보는 지난달 30일 축구협회를 상대로 협회장 선거가 불공정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선거를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사진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 모습. 2025.1.7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선거인단 추첨을 다시 해야 할지 아직 결론을 내지 못했다."
제55대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8일)를 하루 앞두고 허정무 후보가 제출한 '축구협회장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서 축구협회가 대책 마련에 고심하는 가운데 선거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중앙선관위)에 위탁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며 혼란스러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8일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회장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이 서울중앙지법에서 인용 결정된 이후 선거운영위원회 위원들이 대책을 활발하게 논의하고 있지만 일찍 결론이 날 것 같지는 않다.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선거인단 추첨부터 다시 할지, 또 개인정보 동의서 부분은 어떻게 할지 등등 모두 다 논의가 진행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허정무 후보는 지난달 30일 제55대 축구협회장 선거가 불공정·불합리한 절차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서울중앙지법에 '회장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허정무 후보가 3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준비한 발표문을 읽고 있다. 2025.1.3 [email protected]
허 후보 측은 ▲ 선거운영위원회 구성이 불투명하고 일정 및 절차가 제대로 공고 안 된 점 ▲ 선거가 온라인 방식 없이 오프라인 직접 투표로만 이뤄져 동계 전지훈련에 참가하는 프로축구 지도자·선수들이 선거에서 사실상 배제되는 점 ▲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 미제출'을 이유로 규정(최대 194명)보다 21명이 적은 선거인단을 구성한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이런 가운데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임해지 부장판사)는 7일 "선거의 공정을 현저히 침해하고 그로 인해 선거 절차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될 만한 중대한 절차적 위법이 있다"라며 허 후보의 손을 들어줬고, 회장 선거는 투표일 하루 전에 '올스톱'됐다.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대한축구협회장 선거를 하루 앞둔 7일 법원이 허정무 대한축구협회 회장 후보가 낸 협회장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인용 결정을 내렸다. 허 후보는 지난달 30일 축구협회를 상대로 협회장 선거가 불공정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선거를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 모습. 2025.1.7 [email protected]
축구협회는 "선거운영위에서 법원 결정문 내용과 취지를 면밀히 검토해 개선점을 찾고 있다"라고 밝혔지만, 후보들이 모두 만족할 해결책을 찾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법원은 선거인단으로 추첨이 된 인사들에게 개인정보 수집 동의를 받은 방식을 지적한 것도 축구협회는 부담스럽기만 하다.
선거인단 대상자가 15만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이들에게 개인정보 수집 동의를 모두 받은 뒤 선거인단 추첨에 나서려면 엄청난 인력과 시간이 투입돼야만 한다.
이에 대해 축구협회 관계자는 "선거인단 재추첨 여부는 물론 개인정보 동의서 부분에 대한 해결책이 논의되고 있다"라고 대답했지만, 명확한 대책 마련이 쉽지 않은 모양새다.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신문선 후보가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2024.12.27 [email protected]
이런 가운데 축구협회장 선거에 입후보한 신문선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스포츠기록분석학과 초빙교수는 8일 보도자료를 통해 "선거를 중앙선관위에 위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후보는 "선거운영위를 해산해야 한다"라며 "선거운영위원장과 위원회 명단을 공개하고 선거인단 확정 때 했던 컴퓨터 작업의 증거 영상 제출을 공개적으로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법원의 가처분 정지 인용에 따라 향후 모든 선거 진행에 대한 업무를 중앙선관위에 위탁하기를 촉구한다"라며 "중앙선관위가 축구협회장 선거를 공정하게 운영할 유일한 주체"라고 주장했다.
다만 축구협회 회장 선거의 중앙선관위 위탁 역시 걸림돌이 많다.
이에 대해 축구계 관계자는 "이전에도 축구협회에서 생활체육과 통합될 당시 중앙선관위에 회장 선거 위탁과 관련해 문의한 적이 있었다"라며 "중앙선관위에선 개별 체육단체의 선거 업무는 맡아주기 어렵다는 대답을 받은 것으로 안다. 선거 위탁 비용도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